'기업의 성장전략이 실패하는 5가지 이유'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파산은 눈 깜짝할 사이 일어난다. 파산한 기업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이들 가운데 70% 이상은 비핵심 사업에서 실패했다. 실패의 근본 이유는 연관 산업으로 확장하고 성장 기회를 찾는 과정에서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룹 차원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 보니 비핵심사업에서 생긴 문제가 핵심 사업에 악영향을 주고, 결국 그룹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점도 유사하다. 베인앤컴퍼니는 아래와 같이 기업성장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로 다섯 가지로 꼽았다.
1. 자만심이다.
통계를 보면 핵심사업에서 이미 성과를 경험한 기업이 실패율이 높다. 실패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미래가 없거나 이미 철수 시점이 지난 상황에 투자하곤 하기 때문이다. 포드·GM·크라이슬러 같은 수많은 자동차 업체가 렌터카 사업에 진출했다가 여러 해에 걸쳐 손실을 보았다.
2. 비효율적 인력 배치와 투자 계획이다.
새 사업을 추진하려면 가장 노련한 임원을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 문제는 조직 내 평판이 좋고 영향력이 높은 임원은 굳이 신사업을 맡아 추진할 만한 동기가 없다는 점이다.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돈이 아닌 사람이다. 엄격한 자금 기획 프로세스를 갖추더라도 엄격하고 세밀한 인력 배치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3. 셋째는 인수·합병(M&A)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신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은 대부분 M&A를 모색한다. 문제는 M&A에 대한 경험이 있는 임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M&A에 과도하게 투자한 나머지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겪거나, 적정 수준을 밑도는 투자로 인해 실패하는 기업도 많다. 결국 경영진의 시간과 관심이 인수합병에 지나치게 많이 쏠림에 따라 핵심사업을 소홀히 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4. 신사업의 성공에 대한 지나친 기대다.
세계적으로 신사업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약 25%에 불과하다. 따라서 손실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도록 하는 내부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모든 신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는 CEO들이 많다. 하지만 기존 핵심사업의 성공 방정식을 신사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5. 리스크 관리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리스크에 노출되는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신사업과 관련된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쪽은 법정소송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모(母)기업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보험판매를 핵심사업으로 보기 때문에 유통 부문이 원인이 돼 파산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별도 사업으로 간주하는 자산운용상의 관리 소홀로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발생했던 금융위기 당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실제로 이 같은 자산운용 차원에서의 리스크 노출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실패했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은 성장기회를 모색하는 입장에서 신사업 부문을 추진하지만, 적절한 관리에 실패한다면 신사업 추진으로 인해 핵심사업까지 결정적 피해를 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베인앤컴퍼니 이성용 서울사무소 대표)